체코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보헤미안 파라다이스는 체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이친 (Jičín)과 젤레즈니 브로드 (Železný Brod)지역 사이에 위치한 암석 지대가 인기입니다.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로 탄생한 거대한 사암들로 가득한 곳으로 높이가 약 60 m에 이르며 독특한 형태로 인해 ‘합창단의 지휘자 (Kapelník)’, ‘지휘봉 (Taktovka)’, ‘등대 (Maják)’ 혹은 ‘용의 이빨 (Dračí zub)’와 같은 모습만큼 개성 있는 이름들을 갖고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들 사이에 난 미로 같은 길에서 잠시 길을 잃더라도 이내 가느다란 틈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을 따라가기만 하면 다시 새로운 길을 만나게 됩니다.
신비에 싸인 미로를 따라 중세 요새의 성까지
보헤미안 파라다이스의 사암 지대와 미로들을 걷다 보면 특히 프라호프스케 스칼리 (Prachovské skály)라고 불리는 암석 지대 사이의 구불구불한 수많은 작은 길들에 금세 매혹되고 맙니다. 고개를 젖혀 올려다보아야 그 꼭대기를 겨우 알 수 있는 거대한 바위들 틈새를 들어가고 나오며 여기저기 탐험할 수도 있고 바위 표면의 움푹 패어서 생긴 길을 타고 오르다가 멋진 전망대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코자코프 (Kozákov)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고도 독창적입니다. 거친 바위라는 뜻의 흐루바 스칼라 (Hrubá Skála)의 암석 꼭대기에 자리한 운치 있는 흐루바 스칼라 샤토 (Hrubá Skála Chateau)도 잊지 말고 꼭 방문해 보세요.
꼭 방문해야 할 또 하나의 장소는 화산 폭발로 융기해서 만들어진 가파른 산꼭대기에 지금은 망루의 형태만 남아있는 트로스키 성 (Trosky Castle) 유적입니다. 아름다운 보헤미안 파라다이스를 지키기 위해서 수백 년의 풍파를 겪어내며 그 자리를 지킨 모습에서 비장함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동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요새의 성 코스트 성 (Kost castle)에서 호수에 비친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고 주변 산책로를 걸으며 여유로운 오후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부와 권력의 흔적이 가득한 로한 가문의 대저택과 발렌슈타인 가문의 화려한 정원
시흐로프 성 (Sychrov Caslte)은 보헤미안 왕실 소유의 작고 낡은 바로크 양식의 성이었지만 프랑스 혁명에 의해 추방된 프랑스의 귀족 로한 (Lohan) 가문의 소유하게 된 곳입니다. 가장 강력한 10대 귀족 가문에 속했던 로한 가문이 오스트리아 제국에 머물기로 결정하며 구입했고 프랑스 왕들의 직계 사촌들이 함께 정착하면서 네오고딕 양식으로 재건된 시흐로프 성에서 클래식한 프랑스식 낭만주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크 양식의 므니호보 흐라디슈톄 (Mnichovo Hradiště) 샤토는 30년 전쟁 당시 가톨릭 편에 서서 뛰어난 전술로 제국 군을 진두지휘하고 신성로마제국의 제후 반열에까지 오르며 30년 전쟁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었지만 자신의 세력과 성공을 과시할 목적으로 화려한 정원을 만들다 배신 음모에 휘말려 끝내 제국 장교에 의해 암살된 체코 장군이자 정치가인 알브레히트 폰 발렌슈타인 (Albrecht von Wallenstein, 체코어 Albrecht de Valdštejn)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근교 여행
체코의 가장 높은 산맥인 크르코노셰 (Krkonoše) 산맥을 여행지 리스트에 추가하면 체코 파라다이스에서의 시간이 훨씬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북부 중앙 보헤미아의 도시로, 19세기 세워진 자동차 공장이 훗날 체코의 국민 자동차 브랜드 슈코다 (Škoda)생산으로 체코의 번영을 이끈 믈라다 볼레슬라프 (Mladá Boleslav) 도 방문해 보세요. 또한 투르노프 (Turnov)의 박물관에서는 지역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보석 전시회도 열리고 있습니다.